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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노트〉 공장에 피지컬 AI를 들이는 길

“AI가 우리 공장에 들어오면 제 자리는 어떻게 되나요”

이 장에서 여러 차례 등장했던 질문입니다. 정부가 준비하는 답은 데이터, 기술, 사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전북, 경남에서 시작한 제조혁신 사전검증을 지역 AX 혁신거점으로 넓히고 CES와 엔비디아 협력을 통해 확인한 피지컬 AI 흐름을 국내 제조 현장과 연결하며 기업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는 일입니다.

전북과 경남에서 시작한 제조혁신 실증

피지컬 AI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정부의 첫걸음은 2025년 사전검증 사업에서 시작했습니다. 전북대학교 실증랩에서는 자율주행 이동로봇을 활용한 물류 자동화와 다품종 주문에 대응하는 유연생산 체계가 시험되었습니다. 경남의 가전 부품 공장에서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가상 공장을 구현하는 실증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초기 불량률은 약 30% 수준에서 10% 수준으로 감소했고 설비 가동률은 약 60%에서 80% 수준까지 향상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 동아일보, 2026. 02. 13., 본인 기고 기준).

정부는 이 가능성을 단발성 시연으로 끝내지 않고 2026년부터 제조데이터 구축, AI 모델 개발, 실증과 확산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1조 원 규모의 대형 연구개발 사업으로 본격 가동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북과 경남을 비롯한 지역 거점을 묶어 AX 혁신거점을 조섷아고 8개의 실증랩으로 단계적 확대를 추진하며 2030년까지 피지컬 AI 기반 자율 제조 현장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데이터를 안심하고 활용하는 방법

피지컬 AI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논의되는 부분이 바로 데이터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생산 데이터는 단순한 정보가 아닙니다.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기술과 경험, 경쟁력이 담긴 핵심 자산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공개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은 원천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방식이 아닙니다. 민감한 정보는 기업에서 보관하고 필요한 정보만 가공, 익명화, 표준화하여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디지털트윈과 합성데이터, 특징값 기반 데이터, 공정 메타데이터를 활용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 바우처 사업을 통해 데이터 수요기업의 데이터 구매 및 가공을 지원하여 데이터 활용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고, 공급자와 수요자가 합의한 규칙 내에서 안전하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 스페이스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를 회사의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치 평가와 품질 인증 제도를 마련하고 데이터를 제공한 기업에 세제 혜택, 공동 연구 우선권, 실증 기회, 표준 개발 참여 등의 실질적 보상이 뒤따르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CES 무대와 엔비디아 협력이 보여 준 가능성

2026년 1월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한국 기업들은 혁신상 약 450개 가운데 220개를 수상했고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자율 작업 로봇은 최고혁신상을 받았습니다(동아일보, 2026. 01. 17.). 같은 행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분야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엔비디아 연구개발센터가 한국에 설립될 예정입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연구 역량이 국내 산업 생태계와 직접 연결되는 기반이 마련된 셈입니다.다. 5장에서 설명한 GPU 26만 장 가운데 현대자동차에 제공될 5만 장은 자동차 공장과 로봇 연구소에서 피지컬 AI의 다음 단계 학습 자원이 될 예정입니다. 새만금에 조성되는 AI 데이터센터도 2026년 설계를 시작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국가 제조 데이터와 함께 성장하는 지능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자동화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1,012대를 운영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밀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기반 위에 협업 지능(사람과 로봇이 같이 일하는 지능), 월드 모델(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AI 모델), 대규모 행동 모델Large Action Model: LAM, 디지털트윈을 한 세트로 국산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대화하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 옆에서 명령을 받아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LAM(대규모 행동 모델)은 제조 현장의 핵심 부품이 됩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람 역시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학부 단계에서 AI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석사 및 박사 과정에서는 월드 모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디지털트윈, LAM과 같은 핵심 기술을 연구할 전문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동시에 현재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도 변화에 발맞춰 교육 및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