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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노트〉 아이가 AI를 배우는 여러 길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0명 중 65명은 ‘AI가 어려울 것 같아서’, 57명은 ‘복잡할 것 같아서’ 아직 AI를 사용해 보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6년 4월). 반면에 생성형 AI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본 비율은 불과 반년 사이에 25.9%에서 30.7%로 증가했습니다(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5년 5월). 여전히 망설이는 사람도 많지만 첫 경험을 시작하는 사람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몇 가지 방향으로 답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학교 밖 AI 체험: 전국민 AI 경진대회

학교 안에서 배우는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직접 경험해 보는 기회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국민 AI 경진대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다음은 어린이를 위해 마련된 세 개의 문입니다.

첫 번째 문은 AI 창작대회입니다. 유아와 초등학생은 백일장, 창작 동화, 동시 분야에서 자신의 머릿속 이야기를 글로 표현합니다. 우수작은 디지털 북으로 출판되어 실제 책의 형태로 선보이게 됩니다.

두 번째 문은 로보틱스 챌린지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연령별로 단계가 나뉘며 ‘로보틱스와 문제 해결’ 트랙에서는 환경 보호, 공공 안전, 지속 가능성 등의 사회 문제를 팀 단위로 해결합니다. 우수 수상팀은 2027년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ITU의 ‘Robotics for Good Youth Challenge’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세 번째 문은 클릭온 AI입니다. 학원에 등록하거나 별도의 대회장을 찾지 않아도 온라인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AI를 게임처럼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생성, 텍스트 생성, AI 윤리 퀴즈, 노코드 챗봇 만들기, 블록 코딩, 데이터 시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문은 아이들을 경쟁시키거나 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백일장에서 글을 쓰던 아이가 다음에는 로봇 팔을 다뤄 보고, 챗봇을 만들던 아이가 또 다른 날에는 동시를 써 볼 수도 있도록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열어 두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와 AI영재학교

학교 안에서의 AI 교육 역시 하나의 길만을 제시하지 않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먼저 손으로 직접 만들고 구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 배운 지식을 곧바로 현장의 창의와 혁신으로 연결해 보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컴퓨터 비전 모델을 설계하고 졸업 전부터 산업 현장의 생산 라인과 서비스에 투입되는 산학 연계 직업교육 프로젝트를 경험합니다. 이론 중심의 입시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고 빠르게 취업할 수도 있습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졸업생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수학과 과학적의 원리를 깊이 탐구하고 인공지능 기술 자체를 연구하며 새로운 미래 기술을 만들어 보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4대 과학기술원(카이스트, 유니스트, 지스트, 디지스트) 부설 AI 영재학교가 새롭게 개설될 예정입니다. 이 학교들은 과학기술원과 연계된 교육 환경 속에서 고등학교 단계부터 대학 수준의 수학, 컴퓨터 과학, 인공지능 과목을 교육하며 교수진, 연구 인프라와 연결된 프로젝트와 연구 활동에 참여하는 교육 과정을 갖추게 됩니다. 학생들은 단순한 입시 경쟁을 넘어 논문 탐구, 창업 활동, 국제 연구 교류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미래의 AI 연구자와 기술 혁신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구분 무엇을 배우나 어디에 있나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 파이썬, C언어, 자바 등 기초 프로그래밍 / 웹·앱 개발과 보안기술 등 세부 전공 / 기획-코딩-배포 전 사이클 실무 프로젝트 대전(‘15년\~), 대구(’16년\~), 광주(‘17년\~), 부산(’21년\~), 경북(‘25년\~)
AI 영재학교(고교 과정) AI 기반인 확률통계, 미적분 등 수학 개념 / 파이썬 등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 / 산업 현장의 AI 융합 교육과 윤리 청주(카이스트 부설), 광주(지스트 부설, ’27년 개교)

AI 중심대학·AI AX 대학원·AI 단과대학

대학과 대학원 단계에서도 AI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AI 중심대학과 AI·AX 대학원을 지정하여 육성하고 있습니다. 2026년 첫 발을 내딛는 AI 중심대학은 단순 코딩을 넘어 AI 알고리즘 설계부터 이를 전공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보다 앞서 시작된 AI 대학원은 AI의 수학적인 기초 원리와 이론, 심화기술을 주로 가르치며 AX 대학원에서는 로봇, 반도체, 양자 같은 국가 전략 분야의 어려운 문제들을 기업과 함께 해결합니다. 대학정보통신연구센터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Center: ITRC는 전국의 정보통신(IT) 학과를 보유한 대학 연구실과 실제 산업 현장 간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전파, 디바이스, 보안, 블록체인 등의 기술 외에도 AI, AI 반도체 등 다양한 주제별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기회를 대학원생에게 제공합니다.

한편 4대 과학기술원은 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인재를 키우기 위해 AI 단과대학 설립을 추진하여 융합 교육을 한층 강화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코드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수학, 컴퓨터 과학, 데이터 과학, 로봇,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와 AI를 결합하여 새로운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학부 과정부터 실제 연구 프로젝트와 산업 협력에 참여하며 AI 연구자이자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습니다. 카이스트 AI대학 비전 선포식에서 강조한 방향도 여기에 닿아 있습니다. 한 학문 안에만 머물지 않는 유연성, 국내 울타리 안에만 갇히지 않는 개방성, 그리고 사람과 함께 가는 AI를 잊지 않는 태도입니다. 캠퍼스 자체가 AI를 배우고 실험하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 갈 것입니다.

구분 무엇을 배우나 어디에 있나
AI 중심대학 생성형 AI와 데이터 활용 기초 교육 / AI 창업과 산업 AX전환 7개 대학(가천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순천향대·숭실대·연세대) 선정(2026.5), 6월 중 3개 추가선정
AI 대학원 선형대수·확률통계 등 AI 기초 수학과 이론 / 컴퓨터비전, 자연어처리 등 심화 과정 10개 대학(고려대·지스트·성균관대·카이스트·포항공대·연세대·유니스트·한양대·서울대·중앙대)
AX 대학원 의료·제조·모빌리티 등 도메인별 AI 기술 / 현장 문제 기반 프로젝트와 산학협력 교육 2026년 중 10개 대학 신규 선정
대학IT연구센터 창의자율형 과제와 산학 협력 프로젝트 / 다양한 IT 도메인 중 AI, AI 반도체 분야 포함 2026년 전국 67개 연구센터 지정·운영 중
4대 과학기술원(AI 단과대학) 핵심기술-응용-미래 관련 학과별 맞춤형 교육 / 지역 거점 국립대와 교류·협력 기회 제공 카이스트(2026년\~), 유니스트·지스트·디지스트(2027년 신설)

미국과 영국의 AI 교육 사례

정부는 해외의 다양한 사례도 함께 참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대통령 AI 챌린지Presidential AI Challenge’를 개최합니다. 초중고 학생과 교사라면 기술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든 ‘AI를 이용해 우리 동네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로 참여할 수 있으며, 2026년 초 접수 마감까지 약 2만 명이 참여했고 2,500여 건이 제출되었습니다. 봄까지 지역 예선을 거쳐 328개 팀이 살아남았고 워싱턴 DC 결선의 우승팀에는 1만 달러의 상금과 대통령 명의의 증서, 백악관 초청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영국은 방향이 약간 다릅니다. 노섬브리아대학교와 공학·물리과학 연구위원회(EPSRC)는 2025년 12월 ‘희망찬 미래 AI 챌린지Hopeful Futures AI Challenge’를 열었습니다. 여기서 청소년들은 2050년 미래 관광청 직원이 되어 AI가 보편화된 미래의 삶을 담은 관광 상품을 만드는 과제를 부여받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지속 가능한 환경, 학습 방식의 변화, 마음 건강처럼 일상과 가까운 주제들을 풀어냈습니다.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습니다. 바로 코딩 문법을 더 빨리 익히게 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아이들이 AI를 직접 활용해 현실의 문제를 풀어 보게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 점수보다 경험과 탐구,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시하는 공통 방향은 정책의 중요한 원칙으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아이를 지키는 디지털 안전 협력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드는 일과 그 운동장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함께 가야 합니다. 2026년 봄 서대문 가재울청소년센터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모여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AI 윤리, 디지털 성범죄 예방, 청소년 보호를 함께 추진하기 위한 약속이었습니다.

같은 시기 광화문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인재정책 온담회를 함께 개최했습니다. 초·중등 교육부터 대학, 평생교육으로 이어지는 인재 양성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추는 일은 결국 한 아이가 어느 학교에 다니든, 어느 지역에 살든 비슷한 기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입니다.